고요히 만드는 나만의 각별한 세계

나란희 x place1-3

몸과 마음의 감각을 깨우다

추위에 얼었던 땅이 녹고 싹을 피우는 2월 입춘을 맞이하여 place1-3 <감각의 자리>의 초대를 받아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왔습니다. place1-3은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가치 있는 이야기를 공유하며, 감각적인 일상을 만드는 리테일 스토어로 물건과 만든이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즐거운 소비 경험을 돕는 브랜드입니다. '감각의 자리'를 통해 풍란이 주는 깊고 밀도 있는 세계의 경험을 나누고자 함께했습니다.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천천히 그리고 깊게 자신만의 시간을 쌓아가는 풍란을 통해 자연의 에너지를 느끼고 마음을 차분히 손 끝에 집중하는 경험을 통해 몸과 마음의 감각을 깨우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감각의 자리 : 일상의 감각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다양한 배움과 체험을 경험하는 place1-3의 프로그램.

고요한 나만의 세계를 만나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나누는 대화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대화를 통해 에너지를 얻기도 하지만 에너지를 많이 뺏기기도 하지요. 나의 목소리에 집중하지 못하고 남의 목소리의 방향을 쫓다 보면 돌아보았을 때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 지 길을 잃기도 삶의 방향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나를 돌아보고 살피며 단단히 성장해가다 보면 쉽게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판단으로 나의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생각됩니다. 느리지만 천천히 그리고 깊게 자신만의 밀도를 쌓아가는 풍란을 통해 나만의 숲을 만들어보고 직접 가꾸어 가며 평온한 위로와 힘이 되기를 바라며 수업을 준비하였습니다.

클래스 샘플로 준비한 풍란 목부작 (수반 type, 유리 케이스 type)

따뜻하게 내리쬐는 햇살이 기분 좋은 공간에서 진행된 수업은 감사히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place1-3에서도 적극 홍보해주셔서 풀인원으로 마감되어 진행되었습니다.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재료는 다양하고 아낌없이 넓은 테이블에 꽉 채워드렸습니다. 

이론 수업을 통해 난초란 무엇인지. 착생란인 풍란의 특징, 구조, 종류 등 배운 뒤 본 실습에서는 자연 재료를 조화롭게 분경을 연출해보았습니다. 풍란과 유목, 돌 등 모두 종류는 같아도 각자의 개성이 다르고 내가 선택한 풍란과 맞는 유목의 모양, 크기를 찾아 이리저리 조합해보며 이상적인 그리고 안정적인 구도를 만듭니다. 유목과 돌을 연결하여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

이미지를 그리고 손 끝으로 옮겨보는 과정을 통해 집중력이 높아짐을 느낍니다. 집중하는 순간 만큼은 복잡한 생각 없이 자연의 감각과 향을 느끼며 새로운 감각을 깨워봅니다.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에 평소 식물과 풍란에 대해 궁금하셨던 부분에 답해드리며 소통을 나누었습니다. 과습과 건조의 상태는 어떠한지. 기본적인 식물을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부터 내 삶 속에서 어떤 존재로 기쁨을 줄 수 있는지 다양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뻤습니다.

만드는 과정에 정답은 없으며 완성도 없습니다. 같은 재료로 개성이 담긴 작품들을 만든 것처럼 상상하고 우리가 그리는 세계의 모습은 모두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사람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듯 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적응을 잘 할 수도 아니면 못하고 무너질 수 있지요. 무너지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살피며 돌보는 것. 물이 부족하면 물을 주고 뜨거운 햇빛에 다칠 것 같으면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 풍란 목부작과 함께 나를 돌아보고 살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만남을 통해 풍란이 주는 기쁨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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